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📖 지친 일상, 하늘을 날아 바다 같은 호수를 만나다
서울의 빌딩 숲에서 마케터로 일하는 30대 직장인 수진 씨. 매일 야근과 만원 지하철에 시달리던 그녀는 문득 탁 트인 곳으로 떠나고 싶어졌습니다. 하지만 등산은 질색이었고, 운전면허는 있지만 장거리 운전은 두려웠습니다. "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, 차 없이도 정상에 올라가서 세상을 내려다볼 수 없을까?"
그런 수진 씨의 눈에 들어온 곳은 충북 제천의 '비봉산'. 내륙의 바다라 불리는 청풍호를 품은 그곳에는 마법 같은 케이블카가 있다고 했습니다. KTX-이음을 타고 1시간 만에 제천역에 도착한 수진 씨. 택시를 타고 굽이치는 호수 길을 지나 케이블카 승강장에 도착했습니다.
탑승권 하나로 해발 531m 정상까지 단 9분. 케이블카가 허공을 가르며 날아오르자, 발아래로 에메랄드빛 호수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습니다. 정상 전망대에 발을 디딘 순간, 수진 씨는 숨을 멈췄습니다. 사방이 뚫린 360도 뷰. 첩첩산중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섬처럼 떠 있는 산봉우리들이 그림처럼 다가왔습니다.
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커피 한 잔. 수진 씨는 생각했습니다. '굳이 힘들게 걷지 않아도, 이렇게 멋진 세상을 만날 수 있구나.' 그녀의 지친 마음에 비로소 쉼표가 찍히는 순간이었습니다.
🚠 431억 원의 기적, 걷지 않는 등산의 혁명
등산을 싫어하는 사람도, 무릎이 불편한 어르신도, 유모차를 탄 아이도 누구나 '정상'을 정복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. 바로 충청북도 제천에 위치한 '청풍호반 케이블카'입니다.
약 431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어 만들어진 이 시설은 청풍면 물태리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.3km 구간을 연결합니다. 국내에서 유일하게 산 정상까지 바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로, 탑승하는 순간부터 정상에 도착할 때까지 발아래로 펼쳐지는 내륙의 바다, 청풍호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.
1. 🏔️ 비봉산, 왜 특별한가?
비봉산(飛鳳山)은 봉황이 알을 품고 있다가 먹이를 구하려고 비상하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. 해발 531m로 아주 높은 산은 아니지만, 주변이 거대한 청풍호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바다 위에 솟은 섬 같은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. 이 때문에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다도해를 연상케 하며,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될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합니다.
2. 🚡 케이블카 vs 모노레일, 무엇을 탈까?
비봉산 정상에 오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.
케이블카 (추천): 물태리 역에서 출발합니다. 속도가 빠르고 쾌적하며,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을 선택하면 짜릿함이 배가 됩니다. 수송 능력이 좋아 대기 시간이 비교적 짧습니다. (왕복 약 20분 소요)
모노레일: 도곡리 역에서 출발합니다. 숲속을 헤치고 급경사를 올라가는 스릴이 있지만, 좌석이 좁고 속도가 느리며 예약 경쟁이 치열합니다. (왕복 약 50분 소요)
꿀팁: 갈 때는 모노레일, 올 때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패키지권도 있지만, 승강장 위치가 다르므로 뚜벅이 여행자에게는 케이블카 왕복을 강력 추천합니다.
🚄 뚜벅이도 OK! 대중교통으로 떠나는 당일치기 코스
차가 없어서 고민이신가요? 제천은 KTX-이음 개통으로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졌습니다.
📍 1단계: 청량리역 → 제천역 (KTX-이음)
서울 청량리역에서 KTX-이음을 타면 제천역까지 약 1시간 5분이면 도착합니다. 아침 8~9시 기차를 타면 오전 10시면 제천 여행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. 요금은 일반실 기준 약 15,400원입니다.
📍 2단계: 제천역 → 청풍호반 케이블카
제천역 앞에서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이동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.
택시: 가장 편리합니다. 소요 시간 약 25~30분, 요금은 약 25,000원 ~ 30,000원 내외입니다. 2인 이상이라면 택시가 합리적입니다.
시내버스: 제천역 앞 정류장에서 900번대 버스(950, 961 등 청풍 방면)를 이용합니다. 배차 간격이 길기 때문에 사전에 버스 시간표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. 소요 시간은 약 50분~1시간입니다.
제천 투어택시: 제천시에서 운영하는 관광 택시를 예약하면(유료), 기사님이 가이드 역할까지 해주며 편안하게 명소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. 뚜벅이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.
📸 비봉산 전망대 200% 즐기기
케이블카에서 내리면 4층 규모의 거대한 전망대 건물이 여러분을 맞이합니다. 이곳은 단순한 전망대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 공간입니다.
1. 하트 전망대와 포토존 ✨
야외 데크로 나가면 곳곳에 인생 샷을 남길 수 있는 조형물들이 있습니다. 특히 하트 모양의 조형물과 초승달 벤치는 줄을 서서 찍을 정도로 인기입니다. 배경이 워낙 훌륭해 막 찍어도 화보가 됩니다.
2. 타임캡슐 모멘트 캡슐 💊
전망대 한쪽에는 형형색색의 캡슐이 저장된 박스가 있습니다. 소중한 추억이나 나에게 쓰는 편지를 적어 캡슐에 넣고 보관하는 곳입니다. 연인, 가족과 함께라면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습니다.
3. 약초 숲길 산책 🌿
전망대 데크 아래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파빌리온까지 이어지는 약초 숲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. 경사가 완만하여 가볍게 산책하기 좋으며, 숲 내음을 맡으며 힐링할 수 있습니다. (왕복 30분 소요)
4. 카페와 베이커리 ☕
전망대 내부에는 통창으로 호수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 베이커리 카페가 있습니다. 제천의 명물인 '빨간 어묵'이나 간단한 간식을 즐기며 풍경을 감상해 보세요.
🍖 금강산도 식후경, 제천의 맛
여행의 완성은 미식입니다. 제천은 '미식의 도시'로 불릴 만큼 맛있는 음식이 많습니다.
떡갈비 & 약채락: 케이블카 승강장 근처에는 떡갈비 정식 집들이 많습니다. 제천은 약초가 유명하여 약초를 활용한 반찬이 나오는 '약채락(약이 되는 채소의 즐거움)' 인증 식당을 찾으면 실패가 없습니다.
송어 비빔회: 맑은 물에서 자란 송어회에 콩가루와 야채, 초장을 넣고 비벼 먹는 송어 비빔회는 제천의 별미입니다.
빨간 어묵: 제천 시장이나 휴게소에서 맛볼 수 있는 매콤한 빨간 어묵은 간식으로 제격입니다.
❓ 자주 묻는 질문 (Q&A)
Q1. 케이블카 예약은 필수인가요?
📅 주말에는 예약을 권장합니다. 평일에는 현장 발권도 여유롭지만, 봄/가을 성수기나 주말에는 대기 줄이 길 수 있습니다. 네이버 예약 등을 통해 미리 예매하면 할인 혜택(보통 1,000원~2,000원)도 받고 매표소 대기 시간도 줄일 수 있습니다. 당일 구매 후 당일 사용은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니 전날까지 예매하세요.
Q2. 고소공포증이 있는데 무섭지 않나요?
🚠 일반 캐빈을 이용하세요.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은 다소 무서울 수 있습니다. 하지만 바닥이 막혀 있는 일반 캐빈을 이용하면 안정감이 있어 무섭지 않습니다. 케이블카 자체가 흔들림이 적고 안정적으로 운행되므로 큰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.
Q3. 휠체어나 유모차도 올라갈 수 있나요?
♿ 네, 가능합니다! 이것이 바로 이 케이블카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. 승강장부터 케이블카 탑승, 정상 전망대까지 모든 구간이 무장애 동선(Barrier Free)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. 엘리베이터와 경사로가 잘 되어 있어 휠체어 이용자나 유모차를 동반한 가족도 불편함 없이 정상 뷰를 즐길 수 있습니다.
Q4. 비 오는 날에도 운행하나요?
☔ 운행은 하지만, 뷰가 아쉽습니다. 폭우나 강풍이 불지 않는 이상 비가 와도 운행합니다. 운치 있는 풍경을 볼 수도 있지만, 안개가 많이 끼면 시야가 가려져 '곰탕(하얀 안개)'만 보고 올 수도 있습니다. 가급적 맑은 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하며, 출발 전 홈페이지에서 운행 여부를 확인하세요.
📝 마치며
431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제천 청풍호반 케이블카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, 누구나 평등하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'날개'와도 같습니다.
걷지 않고도 하늘과 맞닿은 곳에 오를 수 있는 곳. 내륙의 바다 위를 날아오르는 짜릿한 경험. 이번 주말에는 차 없이 가볍게 KTX를 타고 제천으로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? 531m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당신의 답답했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줄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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